요한복음 8장 31절에서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이 말씀은 우리에게 더없는 큰 기쁨을 줍니다. 이는 우리가 그 언제나 우리 주님의 말씀 가운데서만 살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참된 자유로운 이김의 생활이 있게 되고, 여기에 정말 목적 있는 삶을 살 수가 있게 되고, 그리고 새롭고도 기대감 있는 그러면서도 창조적인 삶이 주어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새롭게 말씀하시는 분이 누구임을 생각하고 생각할수록 우리의 기대감은 더욱 부풀어지고 소망의 돛을 힘 있게 잡아당기게 됩니다.

우리의 위치가 가난이든 곤란이든, 전쟁이든, 비탈길이든, 상관이 없습니다. 그가 말씀하시면 그 언제나 새로운 해답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환경도 그의 말씀은 묶을 수가 없고, 어두움의 권세도 그의 말씀은 묶을 수가 없으며, 그 누구도 결코 그의 말씀은 부스러뜨릴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의 말씀은 환경을 지배하고 어두움의 권세를 짓밟고 수많은 대적을 이기었습니다. 이는 말씀하시는 그가 그런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우리가 오직 지금도 말씀하시는 그에게 오직 순종하는 가운데서 살 수 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구원인 것입니다. 마치 깊은 밤중에 문 잠그고 그 문 안에서 등불 켜고 서서 허리띠 동여맨 채 잠잠히 귀 기울이고 있는 누가복음 12장의 종처럼, 그에게 매여 간다고 할 때에 우리에게 주어지는 천국은 적지 아니할 것입니다.


오늘도 그는 말씀하시는 왕입니다. 하지만 사랑으로 인하여 겸손히 그에게 찾아 나아와서 그 곁에서 살고자 하는 이에게만 남몰래 오늘도 그는 생명으로 속삭여 주시는 것입니다. 그의 말씀 가운데 거하는 이 행복이 우리 가운데 잘 전하여지길 구합니다.

- 「예수 사람」 중에서 -

제각각의 눈부신 초록을 품어내는 싱그러움 속에서도
변덕스러운 봄바람에 이는 먼짓길 속에서도
촉촉이 온 대지가 젖어있는 청명함 속에서도
이제는 알아요.
우리의 마음은 오직 한 길만
향하여 가고 있다는 것을요.

지나치는 풍경들 뒤로 하고
더욱 가까워진 하늘 보좌,
더욱 사랑하는 나의 주님
많은 말 하지 않아도 시린 가슴 안고
문득문득 맺혀지는 이슬 삼키며 이제는 알아요.

나는 부인하고 내 십자가 지고 가는
오늘도 좁은 이 길
허락해주신 귀한 생명 지켜가며
맡겨주신 사랑의 기도 속에
깊은 격려 속에 형제와 함께
그날까지 신실하게 달려갈 것을요.

오, 주님! 제가 뭐라고
주님은 저의, 이 조그만 일상에도 관심을 가져주시나요!
오, 주님! 제가 뭐라고
주님은 저의 정말 보잘것없는 작은 것들을
이토록 소중히 여겨주시나요!

주께 속한 생각 하나, 말 한마디, 눈길 한 번,
작은 손길 하나, 이 사소한 것들을
귀한 예물로 받아주시다니요!
그렇다면 우리는 주께 드릴 수 있는
얼마나 많은 아름다운 예물을 준비해 볼 수 있겠습니까!
주님을 사랑하는 어린아이 같은
순전함과 천진한 기쁨 속에서 말입니다.

오, 주님 저의 작은 매 순간들을
주님께 예물로 올려드리고 싶습니다.

주님! 눈을 뜨니
변함없이 맞이하는 하루
원치 않아도 살아가야 하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주님!
저희가 오직 악에 빠지지 않게 보전하여주시기를
아버지께 부탁하신 요17:15의 기도처럼
세상에 보이는 것, 들리는 것, 지나치는 것에
물들거나 상하지 않도록
주님 안에 피하여 숨어 보냄 받은 하루를 지나갑니다.

주님과 함께 걷는 걸음걸음
주님과 함께 만나는 한 분 한 분에게
주님의 간절한 사랑과 위로가 전하여지고 새겨지도록
오늘 길도 함께하여 주세요.

주의 말씀이 나에게는 거울입니다.
그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볼 때
나를 벗어버리고 나를 찢어버리고
나를 십자가에 못 박아버리라고 하셨던
목사님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내 귓가에 들렸습니다.
그 힘찬 목소리는
안타까워하는 나에게 용기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안타까움에 주님을 부르고 또 불렀을 때
기도하게 하셨습니다.
하루 종일 주님 부르며 나로서는 안 됨을 아뢰었을 때
회개하게 하시고 주님 사랑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때 내 마음에 울렸던 그 평안은
그동안 내가 경험하지 못한 평안이었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깨끗이 씻기는 것 같았습니다.

기도도 믿음도 나 스스로는 안되었지만
주님 품 안에서 몸부림침으로
주님 이끄심을 따를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서의 몸부림은
내게도 주변에도 상처고 아픔이지만
주님 품 안에서의 몸부림은
회개이고 평안이고 주변을 주님 사랑으로 받아주는
은혜이고 긍휼이었습니다.

주님께서 이끌어 주셨던 이 기도 끝에서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함께하겠다는 말씀으로
주님의 귀한 약속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나로서는 안 되지만 세상 끝날까지 함께 해주시는
주님을 의지합니다. 주님을 붙잡습니다.

거친 광야 찬바람 속에서도
신실하게 피어나던 광야의 들꽃
새벽의 여명이 가시기 전에
님 향해 피어나던 광야의 들꽃

그 아름다운 들꽃은
잘 가꾸어진 정원에서 오가는 이들의 눈길 끌기를
결코, 원하지 않으셨지요.
찬바람 거칠고 매섭더라도
아버지 보시기에만 피어 있고자 하시었지요.

무엇하나 거칠 것 없는 자유로운 광야
보는 이, 아는 이에게 스스로 매이지 않으며
오직 한 분 주님께 매임만이 소중하셨던
그 아름다운 들꽃

주님!
곧고 정함 있는 동행 속에
피어나던 향내 가득 싣고서
오늘도 그가 머물던 광야에서
바람이 불어옵니다.

주님!
오늘도 그리운 그곳!
내 주님 계신 광야!
저도 그곳에 새로이 자리 잡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