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당신이 예비해 주신 쉴만한 물가에 누워서는
생각의 비둘기를 당신께로 날려 보내봅니다.
나의 마음의 묵상을
사랑으로 열납해 주실 줄 알기에,
남몰래 마음의 제단 위에
내 짙은 사랑의 고백을 불태워 봅니다.

소, 양, 염소, 비둘기… 없어도
이 가슴의 고백
거짓 아닌 줄 당신 아실 것이기에
마치 내 전부, 내 가진 모두를 드린 양
기뻐 흡족해합니다.

오늘의 쉴만한 물가에서
나의 번제단을 지금 조용히 쌓고서는
내일은 또 내일은 모리아 산(山) 내려가겠습니다.

가는 길에 눈물 씻겨줄 당신 계시기에
그 모두 속에서 당신을 만나기 위해
또 새롭게 파고 또 새롭게 새날을
나의 괭이와 호미로 파 볼 것입니다.

오늘의 새날에
주 당신이 만나질 그때까지 말입니다.
내 주여! 내 주여!! 아멘! 아멘!!

“주님의 나그네란 옷을 입고
주님만 모신 어린 나귀…”

내 주님 기쁘시게! 형제 사랑!
그 무엇보다 그분 안에서 살아주신
‘보화’처럼 빛난 내 주님이 계셨기에
우리는 그분께서 가신 걸음만 더듬어보아도
내 주님께만 있는 ‘참된 복음’의 길을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겨울을 견디느라
아직은 시린 마음으로
빈들판 건너온 우리들이지만

언 땅 녹이듯
땅속에서 시들지 않는 꽃을 키워내듯
마르지 않는 샘물 퍼 올리듯
항상 봄처럼 부지런히
생명을 만드는 쉼 없는 작업을 하듯
뿌려주신 말씀의 씨앗들이

이 3월엔 봄바람 타고 온 그분의 따뜻한 마음이
우리들 가슴마다 마다 노오란 꽃망울로 맺혀
활짝 피어납니다.

지금은 그분 가까이서 풍기셨던
예수님의 향기를 직접 느낄 수 없지만
보내주신 내 방 가득 채운
노오란 프리지아 꽃향기가
아쉬움을 달래주는 것 같습니다.

주님 모시고
선택하여 달려온
좁은 문, 좁은 길

나로서는
갈 수 없는 길이기에
한 걸음 한 걸음
주님만 의지합니다.

“좁은 문 들어왔다면
좁은 길 가셔야죠!” 하셨던
그분의 말씀 되새기며
좁은 길 함께해 주시는
은혜로 길 가렵니다.

주님 한 분
사랑하며 의지하며
거친 들을 오를 때에도
주님 뵈올 그때까지
절대 뒤돌아보지 않겠습니다.

주님!
이 걸음으로 끝까지
같이 가시어요.! 예!!
주님! 감사합니다.

봄비처럼 내리는
주님의 이슬은
계절이 바뀌는지도 모르게
조용히 다가옵니다.

거칠고 찬 겨울을 보낸 언 땅에
촉촉하고 조용히 내려와
새싹을 깨우는 봄비처럼

주님의 이슬은
고요히 다가와
목마르고 주린 우리 마음에
참된 생명을 주십니다.

가까이할수록 더 가까운 주님은
얼었던 땅이 봄비를 만나
조용히 고요히 고운 순들을 피어나게 하듯

주님의 이슬을 만난 우리의 마음이
이내 당신의 은혜에
잠기게 하십니다.

이젠 세상도 나도 모르고
주님께만 잠기어
언 땅에 주님 생명으로만
피어나고 싶어요.

주인님을 너무나 사랑해서
문설주에 대고 귀를 뚫어버린 종에게
그 상처는
주님 나라의 영광의 표식입니다.

주님의 생명을 지키고자
주님과만 화목하고자
거친 풍랑 그리움의 순간에도
신앙의 뼈를 지켜갔던
요셉에게 새겨진 흔적들!
주님은 값진 진주로 여겨주실 것 같습니다.

주님 모시고
한밤의 묵상으로
하루를 시작해 갈 때
가지치기는 어렵지 않았고요,
내려주신 하늘 이슬로 말미암아
광야 같은 이 땅에서도 마르지 않고
하늘 향해 뻗어갈 수 있는 힘도 주셨습니다.

그 길에서 흔적으로
남아 있는 옹이들은
제가 주님께 속하고자
주님을 위하여 살고자 할 때
다스려 주신 은혜입니다.
그 은혜 감사하며
오늘도 당신께만 속해가고 싶습니다.